



“투표권 보장 실패는 국가의 책임”
대통령과 국회는 ‘헌정사상 초유의 투표용지 부족
사태’, 진상규명하고, 대책 마련하라
성 명 서
□ 지난 6월 3일 실시된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대한민국 헌정사상 유례를 찾기 어려운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하였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발표에 따르면 전국 67개 투표소에 추가 투표용지가 긴급 송부되었고, 이 가운데 22개 투표소에서는 투표가 일시 중단되었다. 잠실뿐만 아니라 인천 연수구에서도 투표용지가 부족하여 투표가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하였다.
□ 투표용지는 선거의 가장 기본적인 수단이다. 그럼에도 국가가 국민의 선거권 행사를 위해 반드시 준비해야 할 최소한의 물적 기반조차 제대로 갖추지 못했다는 사실은 충격적이다. 더욱이 일부 유권자들은 장시간 대기 끝에 투표를 포기하였고, 일부 지역에서는 방송사 출구조사 결과가 공개되고, 개표가 진행되는 와중에 투표가 계속 진행되었다. 이는 국민의 헌법상 참정권을 침해하였을 뿐 아니라 선거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근본적으로 훼손한 중대한 사태이다.
□ 대한민국 헌법은 국민주권주의와 대의민주주의를 국가 운영의 근간으로 삼고 있으며, 선거권은 이를 실현하는 가장 본질적인 기본권이다. 선거관리위원회는 헌법상 독립기관으로서 모든 국민이 공정하고 평등하게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보장할 책무를 부담한다. 그러나 이번 사태는 선거관리위원회가 그 본연의 책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였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다.
□ 특히 이번 사태는 일부 현장의 우발적 실수가 아니다. 전국적으로 수십 개 투표소에서 동일한 문제가 발생하였다는 점은 투표용지 수요 예측, 인쇄 및 배부 기준, 비상대응 체계 등 선거관리 전반에 구조적 부실이 있고 시스템이 무너졌음을 보여준다. 투표용지 부족이라는 이유로 투표가 중단되고 유권자가 투표소에서 발길을 돌려야 했다는 사실 자체가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다.
□ 더욱 우려스러운 점은 이번 사태로 인해 선거 과정 전반에 대한 국민적 신뢰가 심각하게 훼손되었다는 점이다. 곳곳에서 선거관리의 적정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선거 결과에 대한 불신과 의혹마저 증폭되고 있다. 민주주의는 국민의 신뢰를 기반으로 유지된다. 선거관리기관이 국민의 신뢰를 잃는다면 민주주의의 토대 자체가 흔들릴 수밖에 없다.
□ 이번 사태를 단순한 실무상 착오로 축소해서는 안 된다. 국민의 참정권 보호에 실패한 중대한 헌법적 문제로 인식하고, 발생 경위와 책임 소재를 국민 앞에 명확히 밝혀야 한다. 왜 투표용지가 부족하게 되었는지, 사전에 이를 방지할 수 없었는지, 현장 대응은 적절하였는지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이 이루어져야 한다.
□ 아울러 국회 역시 이번 사태의 중대성을 고려하여 필요한 조사와 검증 절차를 신속히 진행하여야 한다. 선거관리의 공정성과 신뢰성은 특정 정당이나 정치세력의 이해관계를 넘어 대한민국 민주주의 전체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 우리는 다음과 같이 촉구한다.
첫째, 투표권 보장 실패는 국가의 책임이다. 대통령과 국회는 진상을 규명하라.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국정조사를 통해 투표용지 부족 사태의 원인과 책임 소재를 전 국민 앞에 투명하게 공개하라.
둘째, 선거관리위원회를 해체하고 조직의 완전한 개편을 통해 투표용지 수급, 비상대응 체계, 현장 운영 매뉴얼 전반에 대한 전면적인 재점검과 제도 개선에 착수하라. 그리고 국민의 참정권 행사가 어떠한 이유로도 지연되거나 중단되지 않도록 실효성 있는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라.
□ 국민의 참정권은 어떠한 행정상 편의나 준비 부족으로도 침해되어서는 안 된다. 이번 사태는 특정 정치세력의 유불리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근간에 관한 문제이다. 대통령과 국회는 선거의 공정성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하여 선거관리위원회 해체, 조직의 완전한 개편, 금번 사태의 국정조사 등 책임 있는 조치를 즉각 취하여 민주주의의 기본 질서를 수호하기 위한 책무를 다하여야 할 것이다.
2026. 6. 8.
(사)착한법 만드는 사람들 상임대표 김 현